아버지의 역할
- 곽재경 목사

- 10월 18일
- 2분 분량
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집에 있는 시간보다 직장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어릴 때,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집안 일과 아이들 양육하는 일은 미국에 올 때까지 아내가 거의 다 맡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제 큰 딸이 귀여운 손녀를 출산하면서 갑자기 저는 초보 할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랄 때 저는 한 번도 제 손으로 아이들을 돌보지 못했는데, 이제는 매일 손녀를 돌보는 사람이 되어 인터넷 유튜브를 보면서 아이를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를 공부해 가며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공부해도 알 수 없는 것이 있는데, 아버지의 역할입니다. 아버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저는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본 저의 아버지는 자녀들을 위해 가정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돈을 벌어서 아이들 필요한 것 먹이고 입히는 아버지만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자녀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존재인지를 몰랐습니다.
다행인 것은 제가 목회를 하면서 하나님으로부터 아버지의 역할을 배우게 된 것입니다. 목회를 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면서, 아버지의 역할 가운데 중요한 한 가지가 가정 내에서 올바른 원칙과 가치관을 만들어서 아이들이 질서 가운데 자라도록 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즉 해야 되는 일과 하지 말아야 되는 일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안되는 것에 단호하게 No라고 말해 주고, 해야 하는 일에 Yes하고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가르치고 양육하는 것이 아버지의 역할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원칙과 질서를 세우지 않으면 가정이 저마다 자가 소견에 옳은 대로 사는 사사기와 같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저에게 말씀을 통해 아버지의 모습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나님 아버지는 저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해 주셨습니다. 나의 부족함과 연약함, 그리고 죄성으로 인해 하나님 앞에 바르지 못할 때도 하나님은 변함없이 저를 사랑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저는 제 아이들에게 내가 받은 대로 조건없는 사랑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님은 무조건적으로 저를 믿어 주셨습니다. 목사로서 부족하고 잘하지 못해도 믿어 주시고 사역을 맡겨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이들이 자신의 진로나 삶의 방향을 선택하려고 할 때, 아이들에게 스스로 기도하고 결정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생각하고 결정한 것을 존중해 주고 믿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님은 저를 오랫동안 기다려 주셨습니다. 지금도 제가 좀 더 좋은 목사가 되어 사역할 수 있기를 기다려 주고 계십니다. 그래서 저도 아이들의 부족함을 발견하면 가능하면 지적하거나 고쳐주려고 하지 않고 기도해 주고 기다리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스스로 부족함을 인정하고 깨달아서 변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저는 하나님이 저에게 보여주시고 가르쳐 주신 사랑과 믿어 줌과 기다려 줌, 이 세 가지를 우리 아이들에게 After Service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저와 같은 준비 없이 부모가 되지 않고 잘 준비된 부모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서 제가 깨달은 하나님의 복이 그 자녀세대에게 또 그 다음 자녀세대에게 계속해서 흐르는 복이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나중에 저를 기억할 때, 우리 아버지는 나를 사랑해 주고, 믿어 주고, 기다려 주면서 기도해 주려고 애쓴 분이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가정에도 이런 영적인 복이 흘러 내려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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