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저는 Philip Yancey가 지은 Church: Why Bother?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이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교회가 무엇인가? 교회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가?” 를 놓고 고민한 책으로, Philip Yancey가 자신이 경험한 교회의 모습들을 소개하는 데, 저의 눈이 번쩍 띄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Philip Yancey는 어느 날 한 친구의 소개로 Alcoholic Anonymous(익명의 금주회) 라는 이름의 모임을 방문하게 되는데, 그 친구는 이 모임이 초대교회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라 소개합니다. 왜냐하면 그곳은 지역교회에서 거부당하고 비난받는 알코올 중독자나 마약중독자들이 모이는 모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그 모임에 가서 “안녕하세요, 나는 아무개입니다. 나는 알코올 중독자이고 마약 중독자입니다.” 라고 스스럼없이 고백할 수 있는 모임입니다. Philip Yancey를 소개한 그 친구는 여기서 다시 옛 습관으로 돌아가면 머지않아 자신은 무덤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절박한 심령으로 거기에 매달립니다. 그가 술의 유혹과 싸우며 술이 먹고 싶어 한밤중에 문을 여는 식당까지 갔지만, 모임에 같이 다니는 알코올 중독자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내가 이러고 있으니 도와 달라고 하면 새벽 3시든 4시든 거의 벼랑 끝에 와 있는 그를 위해 친구가 달려왔던 것입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두 가지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우선은 감동입니다. 한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려 두고, 돕기 위해 달려올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그 모임이 정말 초대교회 모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재물을 조금도 자기의 것이라 여기지 않고 아낌없이 다른 사람에게 내어 놓았던 초대교회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드는 생각은 착찹함입니다. 오늘날 교회의 모습에서 이런 모습을 볼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저는 “교회는 병원이다”라는 설교를 한적이 있습니다. 우리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교회는, 거룩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 이상적인 교회입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교회는 죄인들이 모인 곳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서 실망을 합니다. 왜 실망하겠습니까? 교회에서 천국을 기대하기 때문에 실망을 합니다. 목사에게서 자신이 할 수 없는 그 이상의 사랑과 섬김과 희생을 요구하고, 다른 성도들에게는 자신은 할 수 없는 그 이상의 사랑과 섬김을 요구하다가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랑이 없다, 섬김이 부족하다” 라는 말을 하며 실망하고 떠나게 됩니다.
하나님이 생각하시는 교회는 천국이 아니라 병원입니다. 교회가 참된 병원의 모습이 되어서 서로 치료받는 역사가 있기 위해서 제일 필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친절한 마음, 불쌍히 여기는 마음, 용서하는 마음, 사랑의 마음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교회에서 치료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은 이래서 안되고 저 사람은 저래서 안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사람이 교회에 와야지 치유 받고 회복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어야 진정한 교회가 됩니다.
계속해서 제 마음에 남는 사람이 바로, 그 밤중에 한 사람이 죄의 유혹에 넘어지려고 할 때, 자신의 모든 것을 버려 두고 돕기 위해 달려온 같은 알코올 중독자 친구입니다. 저는 이런 사람이 우리 교회에 많으면 좋겠습니다. 한 영혼이 죽어가며 살려달라고 외칠 때, 제사장도 피해가고, 레위인도 피해갈 때, 자신의 돈을 드려서 강도만난 사람을 도와준 선한 사마리아인 같은 사람이 우리 교회에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주님이 우리에게 명령하신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는 사명을 이루는 진정한 교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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